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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유이치 히라코 : 여행 후기

by S.H.E 2024.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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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앞서,

'유이치 히라코 : 여행' 전시는 같이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공적(?)으로 만났을 때 전시 모임을 열테니 같이 보자고 말한 적까지 있었다. 사적으로는 연락하는 사이가 아닌지라 왜 참여를 하지 않은지에 대해 물어볼 수는 없지만,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간에 그냥 서운할 뿐이다. 같이 봤으면 아마 더 즐거웠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유이치 히라코 전시에 대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냥 그저 그랬다'.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그냥 마곡에 갈일이 있다면 한 번쯤은 볼만하다고나 할까. (마곡과 먼 거리에 살고 있다면) 구태여 마곡 스페이스K까지 가서 보는 정성까지 쏟을 필요가 있나 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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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 기간 : 2023.11.16.(목) ~ 2024.02.04.(일)
  • 시간 : 10:00 ~ 18:00
  • 휴관 : 월요일
  • 가격 : 성인 8,000원 / 청소년 5,000원
  • 위치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32 스페이스K 서울 

 

 

 


할인 정보

별도의 할인을 받지 못하고 정가(8,000원)에 봤다. 아무리 인터넷을 찾아봐도(얼리버드는 끝난지라) 할인이라곤 강서구민 할인밖에 보이지가 않는다. 강서구민일 경우 일반(성인) 20% 할인해 6,400원으로 볼 수 있다. 
 
 
 


매표소이자 굿즈샵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저기 있는 굿즈가 전부다. 개중에 딱히 사고 싶은 굿즈는 없었다. 굿즈를 판매할 생각이 있는 건가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너무나도 좁았다. 



 

출구 쪽에도 똑같은 굿즈가 있다

 

 

 


해시태그

#유이치히라코, #YuichiHirako, #스페이스K, #SpaceK, #전시회추천 이라고 해시태그 할 경우 '전시 스티커'를 준다고 한다. 아쉽게도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하지 않은 관계로 스티커를 받질 못했다. 




비매품



 


핀볼 머신 (Pinball Machine)

핀볼머신 1회 이용금액은 8,000원이다. <피규어와 쪽지가 함께 있는 캡슐을 뽑으신 경우, 인포데스크에서 '스페이스K 굿즈'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전시 가격이 8,000원인데, 핀볼 머신 1회 이용 금액이 8,000원인 게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하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 수요는 있나 보다 싶었다.


 

[ 이용 방법 ]

1. 인포데스크에서 핀볼 머신 코인을 구매한다.
2. 왼쪽 기다란 나무 상자의 은색 홈에 코인을 넣고 손잡이를 돌린다.
3. 캡슐이 굴러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면, 빨간색 손잡이를 힘껏 당긴다.
4. 캡슐을 열어 미니 피규어를 꺼낸다.
5. 빈 캡슐은 왼쪽 나무 상자에 넣는다.

코오롱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은 일본 작가 유이치 히라코 (Yuichi Hirako, b.1982)의 개인전 〈여행>을 개최합니다. 런던 윔블던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도쿄를 중심으로 국제적 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합니다. 작가는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혼종의 캐릭터를 탄생시킵니다.

사람의 몸에 나무 머리를 지닌 형상의 이 캐릭터는 이번 전시에서 강아지, 고양이 그리고 다양한 식물들과 함께하는 여정을 펼칩니다. 때로는 강가에서, 때로는 숲속에서, 때로는 방에서 동식물들과 함께하는 장면들은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변주되어 관객들에게 자연에 대한 감각적 이해도를 높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유이치 히라코는 자연을 개척과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보길 제안하며 인간 중심의 자연에 대한 태도를 환기합니다.

Ready for the Journey(2009~2023)

안녕하세요, 스페이스K의 전시, ‘여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전시장에 들어오니 빽빽한 그림과 조각들이 우리를 맞이해 벌써부터 작가의 작품 세계로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요, 오늘 우리는 일본 작가 ‘유이치 히라코’가 그려낸 독특한 여행의 세계로 함께 떠나보려 합니다. 유이치 히라코는 1982년 일본의 산촌 오카야마에서 태어났습니다. 열 일곱살에 그림을 배우기 위해 런던으로 유학을 간 작가는, 친구와 방문했던 리젠트 파크에서 인공적인 공원을 자연으로 대하는 도시인들의 태도에서 위화감을 느끼면서 자연과 인간사이의 관계에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두 벽면은 이번 전시 ‘여행’의 시작을 알리며, 작가가 2009년부터 올 해까지 작업해온 여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음 작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작가의 새로운 여행에서, 이 작업물들이 어떻게 변주되어 등장할지 찾아보는 것도 이번 전시를 즐기는 한가지 방법이 될 것입니다.

Lost in Thought 111(2023)

‘여행’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여러분은 각자만의 ‘여행’을, 떠올리셨을 것 같습니다. 휴식일 수도 있고, 새로운 만남일 수도 있고, 조금 긴장되는 모험일 수도 있겠죠. 여기, 배낭을 메고 어딘가로 떠날 준비를 마친 한 인물이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인간의 몸에 나무 머리를 가진 특이한 인물이네요. 인간과 식물 그 사이 존재의 여행을 상상해 보세요. 우리 인간처럼 여권이 필요할까요? 아니면 어딘가로 데구루루 굴러가 싹을 틔우는 도토리처럼 그저 떠나기만 하면 될까요? 이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Lost in Thought 112~115(2023)

여행을 떠난 등장인물 주변에 다양한 씨앗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새처럼 나는 것 같은 단풍나무 씨앗, 유성처럼 떨어지는 도토리, 서핑보드처럼 세워져 있는 해바라기 씨앗도 보이네요. 씨앗들은 주변의 환경에 적응하고 장차 싹을 틔우기에 가장 적절한 형태를 찾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이 또한 수천 년에 걸쳐 이루어진 식물들의 장대한 여행이겠지요.

Green Master 42(2016)

숲은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동식물이 살아가는 공간이지만, 일본 민속 설화 속에서는 숲의 정령들이 머무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일본 민속 설화의 영향을 받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에도 숲을 짓밟아 터전을 넓히는 인간에게 분노한 재앙신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죠. 일부 종교에서는 숲을 미개하고 야만적인 증오의 대상 혹은 신성한 성역의 공간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유이치 히라코의 작품 속엔 숲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작가는 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숲의 공간을 묘사하기 위해 마치 초현실적인 동화책이나 애니메이션 영화 속에 등장할 것 같은 다양한 효과와 색감을 활용합니다. 그 결과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 구분하기 힘든 오묘한 공간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Memories of My Garden / A march(2010)

깊은 숲 속, 신비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곳에 뿌리 박혀 있어야 할 것 같은 나무들이 사람의 형상을 하고 마치 행군이라도 하듯 다 함께 이동하고 있습니다. 빨간 하이힐도 보이고, 청바지를 입은 나무 인간도 보이네요. 활동 초창기, 건물과 자연이 곁들여진 작품을 선보이던 유이치 히라코는 2008년부터 이렇게 인간과 식물이 결합된 형태를 작품에 등장시켰습니다. 일본 설화 속 나무 정령과 민속 설화 등을 참고해 탄생한 이 등장인물은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자연과 어떻게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우리의 초상입니다. 인간계와 자연계 사이 어딘가에서 생명체들이 공생하는 장면들은 자연을 개척과 정복의 대상이 아닌,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게 합니다.

Wooden Wood 49(2023)

<Wooden Wood 49>는 그림 속 장면이 현실로 튀어나온 것 같은 작품입니다. 작가는, 만약 우리가 자신의 회화에서 동화 같은 신비로움을 느꼈다면, 그것을 마냥 먼 이야기이자 허구의 공간처럼 느끼지 않길 바라며 작품 속 세상을 3차원의 조각으로 구현해 냈는데요, 그렇게 구현한 장면이 굉장히 커다랗습니다. 작가는 물체의 크기가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작가의 고향인 일본에선 ‘신보쿠’라고 불리는, 신으로 모시는 나무가 있습니다.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까지 믿게 되는 것이죠. 한편 과일과 야채들은 원래의 색깔이 아닙니다. 이는 끊임없는 품종개량을 통해 열매의 크기와 당도를 조절해 왔던 인간의 역사와 관련됩니다. 인간은 인간의 입맛에 맞춰 식물들을 개량해 왔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것을 ‘자연’으로 여기고 건강한 식품으로 받아들이죠. 작가는 자신이 제작한 이 과일들을 ‘미래 과일’이라고 칭합니다. 빨간 바나나, 다홍색 배, 초록 포도가 지금은 이상하게 보이지만 언젠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마치 씨 없는 수박처럼 말이에요.

Lost in Thought 64(2021)

색색의 들꽃이 만발해 있습니다. 앞서 여행을 떠났던 씨앗들이 발아해 이곳에서 피어난 것 같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생각에 잠긴 듯한 인물과 허공으로 흩날리는 들꽃 잎, 자줏빛으로 물든 어두운 하늘은 조금 쓸쓸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전성기를 맞이한 꽃의 아이러니를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은 활짝 핀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꺾어서 누군가에게 선물하거나 화병에 꽂아 집안을 장식하고 싶었던 적은요? 사람의 감정과는 상관이 없이 자신의 생애주기에 따라 피고 지는 꽃에 우리는 이런저런 의미를 붙이곤 합니다. 그러나 인물의 옷에 써있는 ‘마이 플래닛’, 즉 ‘나의 행성’은 우리가 지구를 어떻게 정의하든, 그에 대한 답을 내려주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있을 겁니다. 가끔은 잠시 그림 속 인물처럼 멈춰 서서 ‘나의 행성’에 대한 생각에 잠겨보면 어떨까요?

Lost in Thought 65(2021)

다양한 장소를 찾았던 우리의 주인공이 이번엔 화병에 담긴 꽃과 맛있는 음식을 가지고 소풍을 떠나고 있습니다. 유이치 히라코는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가꾼 도시 속 공원과 정원 그리고 화병에 담긴 꽃을 자연이라 칭하며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거움을 얻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은 인간의 필요와 인간이 정한 가치에 따라 소비되는데 그 과정에서 식물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거나 목적을 다해 버려지기도 합니다. 꺾은 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선물하고 그 생명 혹은 아름다움을 연장하기 위해 화병에 넣어둡니다. 그리고 식물의 남은 생명줄과 같은 화병에까지 무늬를 새겨 넣어 아름답게 꾸미려는 상황은 어색하기만 합니다. 마치 자연으로 소풍을 떠나는 길에 들떠있는 인물의 배에 담긴, 곧 시들 화병 속 꽃처럼 모순적이죠.

Green Master 85(2023)

대비되는 색감으로 칠해진 화병과 강아지를 껴안은 ‘그린 마스터’는 많은 이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인간과 식물 사이에 존재하는 극명한 경계’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우리는 가로수로 가득한 길을 걸어 다니고, 실내에서 화분을 가꾸기도 하며 무의식 중에 식물과 사는 공간까지 공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함께 사는 다른 인간이나 동물에 비해 식물에게 매우 무관심합니다. 반려동물처럼 잠자리를 공유하지도 않고, 소통하지도 않죠. 작가는 초상화 형식인 <Green Master> 시리즈를 통해 식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인간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The Journey(Traveling Plants)(2023)

네 개의 캔버스는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를 담고 있지만, ‘traveling plants’ 즉 여행하는 식물들이라는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앞선 작품에서 보았듯이, 인간은 먼 곳으로 이동할 때 자동차나 배와 같은 교통수단에 의지하곤 합니다. 하지만 식물들에게는 그런 교통수단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저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이나 흘러가는 물, 향기로운 꽃내음을 따라 날아가는 새에게 몸을 맡기면 그만이죠. 인간과는 달리 식물에겐 국경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딘가로 이동해 자리 잡은 씨앗은 그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자라납니다. 땅에 뿌리내린 씨앗들과 달리 인간의 몸을 가진 나무-인간은 또다시 어딘가로 떠나가기 전, 잠시 앉아 휴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 주위에 늘어놓아진 통기타와 빨간색 라디오, 새파란 캡모자, 줄넘기, 야구 방망이와 같은 소품들은 인간이 일궈낸 문화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독자적인 인간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면서도,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자연과 친밀하고도 모순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겁니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은 어떤 모습인가요?

Green Masteer 84(2023)

품 안에 고양이를 안고 있는 나무-인간이 화병이 가득한 벽 앞에 우두커니 서있습니다. 유이치 히라코의 작품에는 종종 고양이나 강아지 등 보조 캐릭터가 등장하는데요, 이 동물들은 작품의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해 주고, 또한 작품 속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보조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은 현대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많이 활용되는 기법인데, 스토리가 단조롭게 흘러가는 것을 피하고, 쉽게 장면의 정황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이치 히라코가 자주 활용하는 보조 캐릭터 중 하나인 고양이는 자연계와 인간계를 오갈 수 있는 존재로, ‘그린 마스터’가 고양이를 보호하듯 껴안고 있는 것은 작가가 자연에 대해 품고 있는 연민을 상징합니다.

후기

입장권 8,000원보다 비쌌으면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볼 게 많지가 않아서다(작품의 수가 많지 않아서다). 제 아무리 느긋하게 봐도 1시간이면 다 볼 듯싶다. 

 

사물을 보고 표현하는 강렬하고 이색적인 색감은 내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또한 약간은 다크(그다지 밝지 않은)한 느낌으로 사물(자연)을 재조명하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만 작품에 대해서 공감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웠고, 이해하기에도 다소 난해했다. 

 

대부분의 작품은 1층에 있고, 2층은 작가와 나눈 Q&A 영상이 있다. 작가가 천천히 말하는 편이라 그런지, 혹은 내가 집중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눈과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영상물은 보다 말았지만, 그래도 작가의 생각을 아는 데 도움이 되니 보는 걸 권장한다.

오디오가이드는 전시 작품 옆에 있는 QR코드를 통해서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 유이치 히라코 <여행> (by 스페이스K)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린 유이치 히라코 개인전 <여행> 오디오 가이드 전시기간: 2023.11.16 ~ 2024.02.04

audioclip.naver.com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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